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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마음… 미스코리아에서 NGO 대표로 ‘박샤론’ 뷰티플 그레이스 (Beautiful GRACE)

미스코리아 출신 박샤론이 NGO 대표가 됐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전 세계 소외된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미스코리아 출신 박샤론이 NGO 대표가 됐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전 세계 소외된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2006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뽑힌 박샤론(31)씨가 최근 NGO ㈔뷰티플 그레이스(Beautiful Grace) 대표가 됐다. 우아하면서도 선한 미소가 특히 매력적인 그는 단순히 ‘예쁘다’는 말보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방송인이다.

178㎝의 늘씬한 키에 라일락 향기를 떠올리게 하는 연보라색 미니 원피스가 잘 어울렸다. 지난 13일 녹음이 짙은 서울 여의도공원에 등장한 박씨는 산책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미의 여왕이 된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름다웠고 품위가 넘쳤다.

처음엔 ‘미의 여신’이라는 소리가 마냥 좋기만 했다. 목회자의 딸로 미스코리아가 된 그에게 교계 안팎의 시선이 쏠렸다. 2006년 8월 CBS TV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감동적인 얘기를 나눴다. 그때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를 만나서 다일의 홍보대사가 됐다. 이를 시작으로 월드비전, 하트하트재단, 연탄나눔재단 등 여러 나눔 재단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섰다.

박씨는 자신이 미스코리아가 된 것은 미모 때문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이었지만 외모에 대해서는 지극히 겸손했다.

그에겐 미스코리아가 되기 전에는 특별한 꿈이 없었다. “보통의 여대생처럼 취업 때문에 학교 구직란을 뒤져보고 국토대장정까지 지원했지만 다 떨어졌어요. 너무 떨어지니까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죠. 그러던 차에 미스코리아 대회 공고가 있어서 이거라도 해볼까 하는 심정으로 지원했는데 붙었어요.”

예상하지 못한 미스코리아 당선에 그는 “하나님 왜 저를 미스코리아로 뽑아주셨어요”라는 질문과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기도는 그녀의 내면을 살찌웠다. 그리고 10년 만에 ‘뷰티풀 그레이스’라는 열매를 맺었다.

21일 오전 박씨는 인천시로부터 받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증을 받았다며 인증샷을 보내왔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영광 돌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나님의 도구로 선하게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뷰티풀 그레이스’가 섬기는 첫 번째 마을은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지대에 있는 ‘포이펫’이다. 그는 “10년 정도 인연이 있는 선교사님이 캄보디아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며 “그분은 캄보디아에서 8년 동안 살았고 그 나라 언어에 능통하다. 그분을 통해 포이펫을 알게 됐다”고 했다.

“포이펫은 3만여명이 사는 빈민가예요. 2000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어요. 제가 본 빈민가 중에 정말 최악이었어요. 화장실이 없어서 아무 데서나 볼일을 봐요. 신발 없는 건 기본이고요. 집은 판잣집 같죠. 의료시설도 교육시설도 교회도 아무것도 없어요. 할 일이 너무 많아요.”

박씨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그 역시 포이펫 마을 아이들만큼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힘든 어린 시절을 겪었다. 아버지 박정식 목사는 가난한 교회(은혜의교회) 목회자였다. 어릴 때 단칸방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시고 여섯 식구가 살았다. “아버지가 천막교회부터 시작해서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올해로 30년이 되네요. 내적으로는 어렵지만 목사의 딸이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할 수는 없었어요.”

박씨는 평생 교회 성도들을 위해 헌신한 부모의 섬김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포이펫 마을에 희망을 심어주고 싶은 소망에 들떠 미래 20년 계획을 털어놓았다. 아이들을 위한 3층짜리 학교를 짓고 있는 중인데 다음 달 준공식을 한다고 자랑했다.

‘미의 여신’에서 ‘선행의 여신’으로 거듭나고 있는 그는 새로운 미래를 예비하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이름대로 살고 싶다는 그는 “제 이름을 아버지가 지어주셨다”며 “샤론은 성경에 나오는 동산의 이름인데 작지만 아름다운 장미꽃들을 피운다고 한다. 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포이펫 마을과 지구촌 소외받는 곳으로 흘러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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